누군가 '실패한 경험과 그 실패로 배운 점은?'이라고 묻는다면?
마치 면접 상황에서 마주치게 되는 질문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애플 면접에서 듣게 되는 33가지 질문
몇가지 흥미로운 퀴즈도 있고,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머리속에 남아 있는 질문도 있다.
바로 위에서 말한 실패한 경험에 대한 것이다.
실패한 경험이야 잠깐의 고민에도 몇가지가 떠오르지만, 그 실패 후 배운 점은 무엇 인가에 대한 대답은 쉽사리 찾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머리속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글을 쓰게 만든 것 일지도 모르겠다.
첫번째는 준비 없이 시작한 학원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잠시 아는 분의 학원일을 도와준 적이 있다. 그러다 별 준비도 없이 부모님 돈을 가져다가 같은 학원을 하나 차리고 운영하게 되었다.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곳이었고 지인 분의 도움을 받아가며 하면 충분히 운영 가능 하리라 생각했다. 또 당시 나름 유행하던 곳이라 돈도 제법 벌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했다.하지만 현실은 상상과는 너무 달랐으며 나의 능력 밖의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 역시 너무 많았다. 그리 유쾌한 사람도 아닐 뿐 더러 그날 처음 본 학부모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설득하고 영업(!) 하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3,4개월 마다 광고를 계속 하면서 수입도 거의 없이 현상 유지만 되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결국 다른 분에게 학원을 넘기고 손해만 남긴채 접었던 기억이 있다.
가장 큰 실수는 나름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서 신중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일을 지인에게 의지한채 시작했다. 결국 나의 일이며 내가 해야할 일들이었는데, 사전 조사, 관련된 지식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은 채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하고 당연히도 실패를 했다.
[학원 운영을 했던 일]
[반성:쉽게 생각해서 할 일이 아니었다. 조사, 공부, 준비 모든 것이 부족했다.]
두번째는 엔진 포팅에 관한 일이다.
당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의 성과가 미진해서 잠시 다른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다른 팀에서 만들던 Drawing 엔진을 가져다가 저사양 터치 패널에 포팅하는 일이었는데, 계속 우선순위에 밀려 일정만 까먹고 있다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나에게 넘어 왔다.업무 설명을 듣는 순간 "아 X 밟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실패가 뻔히 예상되었다. 거의 다 지난 개발 기간과 제대로 확인 되지도 않은 요구사항들, 성능이 파악되지 않은 단말기등 모는 상황이 최악이었고, 위에서 요구하는 동작(뒤에 확인 한 사실이지만 하드웨어 담당 업체가 원하는 동작도 아니었다.)은 하드웨어가 지원할 수 없는 상태였다.
당연히 일정내에 할 수 없었으며, 일정이 더 있다고 해도 원하는 동작을 구현할 수 없었다. 당시 팀장에게도 연구 소장에게도 구현 할 수 없다고 했으나 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는지 별다른 조치가 없는 채 일정이 지나버렸고 대표이사에게 까지불려가서 문책을 당해야 했다.
Drawing 엔진을 요청한 회사의 담당자들과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요구사항을 정확히 정리하는 일이 그 후에 있었으며, 그들이 원한 수준의 동작은 금새 구현해 주었다.
당시 해당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상황 파악이 끝나면 그 즉시 불가능 하다는 것을 정확히 전달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했어야 했다. 위의 경우에서는 담당자들을 불러 요구사항을 정확히 확인 하는 것이었다. 당시의 난 불가능한 상황을 보고 했으니 나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회피했었던 것 같다.
[Drawing 엔진 포팅에 관한 일]
[반성:불가능 한 일은 불가능한 원인을 정확히 보고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찾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했다]
실패 그 후..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실패 후 무엇을 얻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위의 기사를 우연히 발견하지 않았다면, 지난 실패는 그저 안 좋은 추억으로만 남은 채 어쩌다 그 일이 기억나면 이불킥을 날리는데 사용되는 걸로 끝났을 것이다.실패하게된 원인을 찾아보고 그걸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또 똑같은 상황에 마주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마치 오류를 찾아 디버깅 하듯이...